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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패시터의 물리적인 한계

by 씨디맨 2007.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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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캐패시터(Capacitor) - 물리적 한계 2004.10.17. ESR,ESL 그래프 추가, 2004.10.18. 유전체의 의한 전기장 변화 설명 추가 저항을 고를 때, 몇 옴이냐 하는 저항값이 제일 중요하듯이 캐패시터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스펙이 있다면 바로 용량이겠죠. 지난 번에 말씀드렸듯이 용량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 용량은 전기장을 보다 넓은 공간에 유도하도록 만들어 그 크기를 키울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캐패시터의 용량은 공간을 희생함으로써 얻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 말고도 단위 면적당 생성되는 전기장의 밀도를 높여서 해결하는 방법도 있죠. 전기장의 세기는 두 전극을 가까이 하면 커집니다. 이렇게 하니 캐패시터가 차지하는 공간도 줄어들고 용량도 커지고 좋기만 합니다! 하지만 현실세계가 그렇게 만만할 수가 없죠.^^ 전극판을 가까이 하면 가뜩이나 서로 만나고 싶어하는 양전하 음전하들
이 무더기로 장벽을 뛰어넘어버리기 시작합니다. -_-;; 치한퇴치용으로나 쓸까... 저런 현상이 발생하면 더 이상 캐패시터라고 부를 수가 없게 됩니다. (전극을 가까이 하면 보다 낮은 전압에서 방전이 일어납니다.) 큰 용량을 얻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캐패시터로 동작해야 하니 무작정 가까이, 또는 무작정 멀게도 할 수 없게 되는겁니다. 사람 관계가 그렇듯이 여기서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게 되는데... 그래서 캐패시터의 내압 스펙을 만들었습니다. 내압은 캐패시터가 얼마나 높은 전압을 견딜 수 있는가를 나타냅니다. 적당한 내압의 캐패시터를 사용함으로서, 공간대 용량비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죠. 대략 같은 내압에 용량이 두 배면 부피는 두 배, 같은 용량에 내압이 두 배면 부피는 네 배정도가 나옵니다. 제한된 공간 내에서 용량을 늘이는 또 한가지의 방법은 강유전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전극 사이에 유전체를 넣으면 유전체 분자의 분극으로 전기장이 강화됩니다. ((주.1)참조, 엄밀하게 말하면 생성되는 전기장은 같습니다. ) 이 유전의 정도를 진공의 값과 비교하여 (비)유전율이란 단위를 쓰는데요. 이 유전율이 무려 15000 이나 되는 물질도 있습니다. 같은 부피에서 진공 캐패시터에 비해 무려 15000배의 용량을 달성하는 것이죠! ( 다만 유전율이 큰 물질은 앞으로 설명할 다른 특성에 대해서는 꽝인 경향이 매우 심합니다. --;) 유전율표보기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맞추어 효율적인 엔지니어링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유전체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종류의 캐패시터가 지구 상에 존재하는 겁니다. 이 유전체의 특성에 따라서 캐패시터의 특성이 크게 좌우되거든요.
앞서 유전체는 전기적 극성을 갖고 있는 분자를 재정렬 시킴으로서 전기장을 강화시킨다고 하였는데요. 제멋대로 바라보고 있던 분자들이 알아서 한 방향을 보게 되기를 기대하면 안되겠죠? 최소한 소리라도 질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상적인 캐패시터는 에너지의 손실이 없는 소자이지만, 유전체를 넣은 실제의 캐패시터는 유전체 분자를 재정렬하는, 전기적 충방전의 과정에서 에너지가 손실됩니다. 분자를 제자리에서 돌리는데도 힘이 필요하거든요. 그 뿐이 아닙니다. 캐패시터를 구성하는 도선을 초전도체로 만들지 않는 이상, 저항을 갖게 되고 저항을 따라 전류가 흐르면 이 또한 손실이 됩니다. 이 두 손실을 합쳐서 Dissipation Factor (DF 또는 Tangent delta)로 표시 합니다. 이 수치가 높다면 그만큼 손실이 크다는 것이고 손실된 에너지는 열로 바뀌어 캐패시터의 수명을 단축시키거나 심한 경우 단번에 파괴시키기도 합니다. 따라서 전류가 많이 흐르는 전원 회로에 들어가는 캐패시터에게는 매우 중요한 스펙이죠. (주파수마다 손실이 다르기 때문에 DF 는 특정 주파수에 대해서 정의 합니다. 비슷한 손실 개념인 ESR(Equivalent Series resistance) 은 이 손실이 모든 주파수에서 같다고 가정하는 거죠. 보통 이정도로 충분합니다.)
유전체가 절연체라고는 하지만 저항이 무한대는 아닙니다. 둘 사이의 장벽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그 뜻이 간절하다면, 때때로 만남이 성사되기도 하죠. 저항이 무한대가 아니란 말은 전압을 가하면 미소하게나마 전류가 흐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유전율이 높은 유전체는 높은 부피대 용량비를 달성할 수 있지만 보통 이 절연 저항도 작습니다. 보통 leakage current 스펙이나 절연 저항 스펙으로 이러한 유전체의 특성을 표시합니다. 높은 절연저항이 필요할 때나 충전된 전하를 오랜시간 보존해야 하는 경우 중요한 스펙이죠. 가끔 유전체를 타고 가던 전하가 유전체 사이에 낑겨서 오도가도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 현상을 유전 흡수(Dielectric Absorption)라 합니다. 이 현상에 의해서 캐패시터에 전압을 충전하고 나서 양쪽 터미널을 쇼트시켜 완전히 0v 로 방전시킨 뒤라도, 다시 터미널을 열어두면 유전체 사이에 숨어있던 전하가 다시 튀어나와 캐패시터 양단에 전압이 다시 나옵니다. 전하를 저장했다가 그 값을 읽어야 하는 회로에서는 작으면 작을수록 좋습니다. 그 밖에도 이 유전체 재질에 따라 캐패시터가 견딜 수 있는 온도라던가, 온도에 따른 캐패시턴스 변화량, 캐패시터의 수명 등이 결정됩니다. 여기서부터 정말 중요한 이야기! 이상적인 캐패시터는 주파수가 올라감에 따라 저항이 0으로 접근해가는 임피던스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경우죠. 유전체에 전기장을 가하고 그 내부의 분자들이 완전히 정렬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캐패시터의 응답 속도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죠. 또한 전기장이 유도되는 곳에 캐패시턴스가 존재하는 것처럼 자기장이 유도되는 곳이라면 언제나 인덕턴스가 존재합니다. 도선에 전류가 흐르기만 해도 생성되는 것이 자기장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어디에나 기생적인 인덕터가 따라 붙게 됩니다. 특히 캐패시터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 아래와 같이 돌돌 말아 만들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돌돌말린 구조에서는 전류가 흐르면서 자기장이 증폭되기 때문에 더더욱 큰 인덕턴스를 갖습니다.
이렇게 기생적으로 생성되는 인덕터, 저항등으로 인하여 실제 캐패시터의 임피던스는 아래 그래프와 같이 복잡하게 나타납니다. ( 캐패시터에 따른 ESR 만을 고려한 그래프이므로 큰 의미를 두진 마세요. 캐패시터마다 ESR 이 이정도로 다르구나 정도만 느끼시라구 넣었습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 캐패시터는 특정 주파수 이상에서 캐패시터가 아니라 인덕터가 됩니다.(주파수가 올라감에따라 저항이 커짐) 이 주파수 이상에서는 캐패시터로서의 존재가치가 사라진거죠. 어떤 유전체를 가지고 또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이 주파수가 결정됩니다. 초고속 회로에 사용되는 캐패시터에겐 가장 중요한 스펙이 되죠. 위의 모든 특성을 정리하여 아래와 같은 회로 모델로 나타냅니다.
손실을 나타내는 ESR 기생 인덕터를 나타내는 ESL 절연 흡수(DA)를 나타내는 저항 캐패시터 직렬 네트워크 절연 저항을 나타내는 병렬저항. 간단한 모델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 정도로 충분합니다. 또한 그 대부분의 80%는 ESR, ESL 만이 중요합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ESR 과 ESL 에 대한 영향을 느껴보세요.
ESL 은 낮으면 낮을 수록 높은 주파수에서까지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하는 좋은 캐패시터가 되고, ESR 또한 낮을 수록 특성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낮은 ESR의 저 뾰족한 피크가 좀 부담스럽지 않습니까? 실제로도 너무 날카로운 임피던스 커브가 가끔 문제가 됩니다. 급격하게 변하는 곳은 언제나 불안하게 마련이죠. ESR 이 필요 이상으로 낮으면 가끔 발진(oscillation) 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발진이 일어나면 원하는 신호가 완전히 묻혀버리거나 파워라인이 요동쳐 회로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기도 하고 심한 경우 타버리기도 합니다. 혼자 너무 예민하면 주위가 피곤합니다. 적당히 둥글게 살아야죠. 마지막으로 캐패시터를 고를 때 고려해야 할 특성들을 요약하고 끝내죠. Capacitance value DC voltage rating Physical size Dissipation Factor or Tangent Delta ESR(Equivalent Series Resistance) ESL(Equivalent Series inductance) Leakage Current Temperature (variation, operation) Life ....등등 부족한 부분이나 오류에 대한 지적은 부드럽건 날카롭건간에 언제나 환영합니다. (주.1) 유전체를 넣으면 전기장이 강화된다고 하였는데 실제로 그런가 봅시다. 우선 이 그림을 다시 보세요.
전기장은 + 에서 - 방향입니다. 늘어선 분자들을 보세요 가해진 전기장과 같은 방향인가요? - 극성은 + 쪽으로 끌려가고 + 극성은 - 쪽으로 끌려간 결과는 가해진 전기장을 상쇄하는 방향입니다.... 그렇습니다. 유전체를 넣으면 전기장은 약해집니다. 그럼 이제까지 설명해왔던 논리와는 안맞네요. 저도 헷갈려서 이제껏 썼던 것을 다 뒤집어 엎어야 하나 싶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죠. (1)은 유전체가 없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2)는 유전체를 넣었을 경우. 파란 화살표는 전극에 모인 전하에 의한 전기장이고 노란 화살표는 유전 분극에 의한 전기장입니다. 그 둘을 더하면 (3)처럼 되죠. 즉 같은 전압을 가했을 경우 1번과 3번의 전기장은 동일합니다.(E=V/d, 즉 전기장은 전압과 거리에 의해서만 결정) 그러나 보이는 전기장이 동일하니 저장된 에너지도 같다고 하시면 안되죠. 겉보기에는 전기장이 같아도 그 안에는 (2)번의 파란색 화살표 만큼 전하들이 전기장을 모아 놓고 있는 겁니다. 이제 논리적인 일관성을 찾았군요 ^^ 위의 유전체를 넣으면 전기장은 약해집니다.는 같은 전하에서 유전체를 넣으면 전기장은 약해집니다. 로 바꿔야 정확한 표현이죠. 같은 전하에서 전기장이 약해진다는 뜻은 그릇이 크다는 말이니 캐패시턴스도 더 크다는 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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